디지털 마케팅을 제대로 배우려면? (마개이너 후기)

July 26, 2021 · 3 mins read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왔다가 구매하지 않고 나가는 사람을 파악하기는 쉽다. 매장 개점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입구에 들어온 사람 숫자를 세고 결제한 사람의 숫자를 세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QR 체크인으로 디지털화하면 훨씬 정확하다. 그러나 디지털에서는? 명확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가?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확신할 수 있는가?

디지털 마케팅의 시작은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다. 단순히 웹사이트에 구글 애널리틱스를 설치했다고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통해 웹사이트에 들어왔다고 끝내는 게 아니라 어떤 사이트, 광고, 링크, 레퍼럴을 통해 들어왔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어떤 광고에 더욱 집중하고, 어떤 광고를 가지치기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매출이 잘 나오는 광고는 더욱 비용을 많이 사용하고, 매출이 나오지 않는 광고는 제거하여 광고비 대비 매출을 최적화시키는 것이 우리 디지털 마케터가 하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최적화된 광고 플랫폼을 선택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마개이너 스터디에서는 디지털 마케팅에 관해 공부한다. 정확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웹사이트의 구조를 파악하고 어떤 데이터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우리는 어떤 내용을 보고 파악해야 하는지 배우고 익힌다. 정확한 데이터 수집을 위한 GTM부터 데이터 분석을 위한 GA까지. 디지털 마케터의 꽃인 최신 광고 플랫폼까지 모두 섭렵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다양한 지식이 한 사람에 의해 교육되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다.

교육과 학습의 차이를 아는가?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 행하는 것이고, 학습은 익히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배우는 것이다. 교육은 누군가 가르쳐주는 것이고, 학습은 스스로 공부하는 것과 같다. 스터디의 본분은 교육이 아니라 학습이 되어야 하는데, 마개이너는 과제와 정기적인 발표를 통해 학습이란 것을 익힐 수 있게 된다. 스스로 강사가 되어보기도 하고, 수강생이 되어보기도 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발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마개이너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을 제대로 배우고 익혔지만, 그것보다 더욱더 힘들었던 것은 사람으로 해야 할 도리다. 기수 전체에서 과제를 2명만 안 해도 기수 전체가 탈락이고, 지각하면 도착도 하기 전에 집으로 되돌려보내며, 2주에 한 번 토요일 아침마다 하는 이 스터디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결석하면 안 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그게 스터디 참여 조건이었다. 참가자는 모두 스스로 동의했다. 그래서 더욱 졸업이 어려운 것이다. 이 시스템은 사람의 도리를 지키면 별거 아닌 일이지만 우리네 사회는 당연한 것조차 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 우리 스스로 ‘졸업’이란 단어에 가치를 부여해버렸다.

인간은 정말 특이한 동물이다. 개개인은 참 똑똑하지만, 단체는 하향 평준화가 된다. 단체라는 그늘 속에 숨어버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내가 좋은 사람이라도 다 같이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않으면 ‘졸업’이란 단어는 사용할 수 없다. 숱한 어려움을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더욱 스터디와 기수에게 가치를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겨우 사람의 도리를 지켰을 뿐인데 말이다.

결국은 운이 좋았던 기수다. 우여곡절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게도 위기가 있었고, 기수가 폭파될 뻔했으며, 서로 다른 기수끼리 합쳐지기도 했다. 꾸역꾸역 버티고 살아남아 졸업한 것이다. 잃었던 인류애를 되찾아온 것은 우리가 사람의 도리를 지켜서가 아니라 몇 명의 희생과 뛰어난 인재 덕에 위기를 넘긴 것이다. 그래. 운이 좋았다. 메타인지가 어렵다면 질문이라도 해보자. 나는 도리를 지키고 있는가?

2020년 4월 18일 ~ 2021년 7월 28일, 1년 3개월 6일 동안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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